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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을 잘 하는 가정이 있었다. 당시 교회 직분이 집사 가정이었는데 하루는 나에게 와서 “목사님! 어떻게 하면 저희 두 사람이 싸우지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나름은 신실하게 믿는 가정이었으니 치고 박고야 하는 싸움은 아니었겠지만 결혼 한지 얼마 안 되어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기 싸움이 제법 심했던 것이라 생각했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며칠 더 시간을 달라 생각해서 답을 드리겠다”고 한 후 돌려보냈다.
한글로 ‘선’자를 쓰게 된 동기는 바로 이런 이유였었다. 며칠 후 두 분을 만나서 ‘선’자를 주면서 앞으로 싸움할 일이 있거든 먼저 두 분이 꼭 이렇게 ‘선’자와 같이 해보라고 일러주었다.
먼저 두 분이서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마주잡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협력을 해서 선을 이루라고 한 것이다. 무릎을 꿇었다고 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높게 여기며 용서하고 이해하는 마음임을 설명해주었다.
얼마 후 가정을 방문 했을 때 글씨를 표구로 해서 걸어놓고는 실제 ‘선’자 의미를 마음에 새기고 응용하면서 싸우지 않고 살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다. 이 공동체는 협력의 공동체인데 속을 들여다보니 말로만 협력하는 교회나 가정들도 많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민족은 합력을 잘 하는 것처럼 배워왔지만 역사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민족이 가장 땅을 넓게 가지고 있을 때가 고구려 시대인 것 같은데 고구려가 왜 망했을까? 고구려 마지막 제상이었던 연개소문이 죽을 때 아들 셋을 불러놓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너희들은 물과 물고기 같으니 합력을 잘 해야 너희들도 살고 나라도 산다.” 그러나 연개소문이 죽자 이 세 아들들은 합력하기는커녕 싸우기만 했으니 나라가 오래 유지 되지 못했다.
조선시대의 경우 사색당파로 인한 파당은 당 시대를 많이 힘들게 했음을 알수 있다. 오늘날 국토는 남북으로 갈려있고, 남북은 극한으로 대립하고 있다. 남한은 또 영남과 호남이라는 보이지 않지만 극단적인 선을 긋고 은근히 대립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왜 대한민국 공동체는 안 되는 것일까? 합력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회역시 다를 바가 없다. 세계적으로 봐도 기독교내 교파는 단연코 제일 많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과연 100년이 이대로 흘러가면 우리 교회는 얼마나 살아남을지 걱정이 앞선다.
로마서 8장 28절을 다시금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루자고 다짐해본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오늘날 우리는 성경말씀대로라면 세상을 사랑하는 것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 때문에 하나님께로부터 부름을 받고 그 사명대로 살기 위해 이 땅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할 때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이 세상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 주신다. 동물과 식물도 합력해서 살고 있다. 사람 역시 사회적 동물로서 합력하여 살게 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 사회는 한 사람으로서는 살 수 없다. 사람 ‘인(人)’자도 둘이 서로 기대었을 때 ‘人’이 된다. 한 가정도 잘 되려면 부부간에 합력, 부모와 자식 간의 합력, 형제간의 합력이 필요하다. 교회도 마찬가지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합력은 말이나 이론이 아니고 실제적인 행동임을 명심하자.
밝은뉴스 한밀 정문철 smile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