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교수는 “구름은 흘러가버리면 또다시 오는 구름이 있다”며 가족과 가축을 잃어버린 슬픈 사연들을 접할 때마다 다시 올 희망을 건네며 그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작업실에 계셨는데 미술관으로 바로 나와주셨다. 1991년 처음으로 화폭에 담기 시작했던 구름천사 첫 작품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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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뉴스]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으로 가는 길목에 그려진 ‘구름천사’
노 교수는 지난 2020년~2021년 전국이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 전격적인 거리두기 실시와 집합금지라는 초강수 방역을 실시했을 때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는 농촌재능나눔 벽화그리기를 진행하여 농촌 지역과 도시 외곽에 ‘구름천사의 위로’라는 제목의 벽화 그리기를 진행했었다.
| 전남 구례군 죽연마을 18-20번지에 그려진 구름천사의 위로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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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천사의 위로’라는 제목처럼 그의 오랜 삶의 이력은 세상에 줄 수 있는 위로와 격려의 여정을 쉬지 않겠다는 계획이었으며, 당시 벽화는 전남 구례군 죽연마을 18-20번지, 광주 동구 지산동 지호로 81-11번지(동계마을), 광주시 동구 중심사길 2(성촌마을)에 그려졌다.
| 광주 동구 지산동 지호로 81-11번지(동계마을)에 그려진 구름천사의 위로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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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코로나19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구례군에서 발생했던 대홍수는 이틀간 총 378㎜라는 폭우가 내렸고, 섬진강 물이 역류하며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5일장과 터미널 주변, 그리고 사성암 지척인 죽연마을까지도 역대급 물난리를 겪게 했다. 당시 죽은 소만 천마리가 넘었고 인명피해도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심했다.
노의웅 미술관 ‘구름천사의 위로’ 3개 마을 선택 후 그려
| 광주시 동구 중심사길 2(성촌마을) 그려진 구름천사의 위로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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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교수는 벽화를 그리며 그림을 보는 모두가 마음 속 작은 위안과 치유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드높은 사성암을 품은 지리산 자락 문척마을에 서면 지나가는 구름천사는 하염없이 위로와 격려의 꽃을 뿌려주었다.
노교수는 “구름은 흘러가버리면 또다시 오는 구름이 있다”며 가족과 가축을 잃어버린 슬픈 사연들을 접할 때마다 다시 올 희망을 건네며 그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당시 내린 비로 인해 광주광역시도 크고작은 피해를 입었고, 기후위기 시대의 재난에 대한 지자체의 효율적인 대응과 함께 환경파괴로 인한 위기가 집중 보도됐었다. 구례에 이어 광주에도 무등산 자락의 동계마을과 성촌마을에 ‘구름천사의 위로’ 벽화 작업을 진행했다.
기자수첩에 가득 적어 놓은 글들... ‘금강산의 향연’에 이르기까지...
| 기자수첩에 빼곡하게 적었는데... 벌써 늦은 저녁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3천호짜리 대작 ‘금강산의 향연’ 이야기를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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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인터뷰에서 노교수는 “도시개발로 인해 평생을 살 것 같았던 고향의 폐허를 경험했고, 자신의 상상력에 대한 폐허를 경험했다”고 했다.
살던 땅에 대한 토지 용도변경 이후 시행되던 건설사의 대규모 토목 공사는 환경파괴는 물론이거니와 여기저기 쫓기듯 떠나는 원주민들의 한숨소리로 가슴앓이를 했다. 개발은 도미노처럼 주변으로 확산되었고, 이후 서방일원에 있던 옛 바우골과 말바위, 말무덤, 경향방죽, 태봉산 등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졌다.
어느날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만들어진 견고한 아파트촌으로 변해버린 서방의 와우골은 더 이상 유년과 청소년기, 노년기까지를 살았던 정겨운 그리운 고향이 더 이상 아니었다.
기자수첩에 빼곡하게 적었는데... 벌써 늦은 저녁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3천호짜리 대작 ‘금강산의 향연’ 이야기를 해야겠다. 미술관으로 이동해서 전시되어 있는 대작으로 시선을 보낸다.
노교수의 3000호 대작 ‘금강산의 향연’ ‘품을 곳’은 어딜까?
| 노교수는 텅빈 고향의 자리에 금강산의 비경을 담아냈다. 3000호 대작이었던 ‘금강산의 향연’을 통해 통일에 대한 여망을 담아낸 것이다. 금강산에 솟아있는 1만2천봉은 남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서로 반가워하는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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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교수와 나는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살아 온 길도 달랐지만, 오랜 친구처럼,,,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 끝자락에 서있는 망설임 가득한 제자를 대하는 스승처럼... 그리고 근엄하지만 늘상 방향등이 되어 살아갈 어딘가를 가리키셨던 아버지의 모습처럼... 나지막하게 말씀하신다. “무엇이든 한 번 해봅시다...”
미술관을 돌아나오며 작은희망의 씨앗 하나 마음 한 켠에 심었다.
사실 대화하는 내내 노교수는 여유로움 보다는 화단의 몇가지 일로 잔뜩 상심해 있었고, 40년을 소속했던 동호회 조직에서의 안타까운 일들로 아쉬움과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오래도록 가슴에 품고 있었던 미술 동호회인 ‘청동회’ 일은 잘 해결되시길 마음속으로 빌었다.
| 노교수에게 자연은 늘 스승이고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의 작품속 산과 구름과 계곡, 그리고 그 위를 나르는 새들은 풍경과 어우러지며 서로 조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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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교수에게 자연은 늘 스승이고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의 작품속 산과 구름과 계곡, 그리고 그 위를 나르는 새들은 풍경과 어우러지며 서로 조화하며 무궁한 생명의 근원이 ‘서로 사랑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노교수는 텅빈 고향의 자리에 금강산의 비경을 담아냈다. 3000호 대작이었던 ‘금강산의 향연’을 통해 통일에 대한 여망을 담아낸 것이다. 금강산에 솟아있는 1만2천봉은 남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서로 반가워하는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 금강산의 향연 3000호 대작이 전시될 새로운 공간이 마련되어 저 곳에 새로운 작품들이 전시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느새 게인 하늘로 구름은 언제나처럼 은은하게 나를 토닥이며 안전한 귀가를 재촉한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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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평생의 역작이 새롭게 놓일 곳은 어디일까? 노교수의 노심초사 하는 마음도 올해는 꼭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느새 게인 하늘로 구름은 언제나처럼 은은하게 나를 토닥이며 안전한 귀가를 재촉한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 나지막하게 말씀하신다. “무엇이든 한 번 해봅시다...” 미술관을 돌아나오며 작은희망의 씨앗 하나 마음 한 켠에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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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구 기자 smile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