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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삶의 여정을 매일처럼 일기장에 기록했는데, 이후 신문 지면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그의 글 속에는 깊은 고뇌와 성찰로 얻어진 ‘평화’의 진정한 의미와 함께 끊임없이 낮아지는 구도자의 자세만이 자신의 본분임을 여러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추운 겨울 나에게 전화를 통해 가슴아픈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 예술가들이라면 늘상 겪었을 일이었다. 평생을 바쳐 만들어 낸 작품을 팔아 수익을 챙기려는 사업가들과의 마찰로 인해 병원에 입원중이라는 것이었다.
한밀은 지난 1981년부터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도자기와 서예를 통한 작품전시회를 열었는데 당시는 도자기의 경우 동양적이면서도 불교적인 색채가 짙어 목회자로서 한국 도자기에 ‘성서’를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며 어린아이처럼 설레어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제 파송에 앞서 광주와 전남에서 펼쳐질 도자기·서예 작품 전시회는 ‘한글 세계를 지향하다’라는 제목만으로도 그의 나라사랑과 한글사랑을 알 수가 있는데 기획전시를 통한 좋은 반응과 결과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경구 기자 smile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