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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월요대화는 광주시에서 추진한 실증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참여 배경, 성과, 어려움 등의 이야기를 듣고 실증도시 광주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시는 ‘기회도시 광주’를 비전으로 창업 생태계 혁신을 위해 ‘광주형 테스트베드 실증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지원 사업, 창업기업 제품 실증지원 사업, 기술 혁신 인증 제품 실증지원 사업 등 4개 사업을 진행했다.
광주시는 지역 전역을 실증공간으로 제공해 기업이 혁신 제품과 기술을 직접 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84억원 규모의 실증 비용을 지원, 총 81개 기업에 146곳의 실증공간을 제공했다. 실제로 182억원의 매출 증가, 56억원의 투자 유치, 164명의 신규 채용 등이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50개 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35억원의 실증 비용과 실증장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강기정 시장이 주재한 이날 월요대화에는 장범석 ㈜BS소프트 대표, 홍원택 엔에이치네트웍스㈜ 이사, 이지훈 써니팩토리 대표, 송광철 엘탑 대표, 김민현 모바휠 대표, 지혜빈 이퓨월드 대표, 김승연 파이어버스터랩 대표, 이화정 디어디어 대표, 손여정 ㈜명신메디칼 실장, 김강 ㈜세연이앤에스 대표, 이병국 ㈜동이기술 대표 등 실증기업 관계자들과 주재희 광주시 경제창업국장, 손두영 광주시 미래산업총괄관, 송병호 광주테크노파크 산업기술실증센터장, 용승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창업지원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대화에서 ‘실증도시 광주에서 기업하면 좋은 점’에 대해 묻자, 참석자들은 ‘광주시‧공공기관‧대기업 지원‧협업’, ‘적극적인 행정 지원’, ‘고객 확보’, ‘ETRI‧GIST 등 우수한 연구기관’, ‘협업‧홍보’, ‘판매’,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지원’, ‘인재 확보’, ‘실리콘밸리 부럽지 않다’ 등 다양한 답을 내놨다.
‘살수 장애구역 등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화재진압 시스템’을 광주교통공사에서 실증한 김승연 파이어버스터랩 대표는 “전국에 있는 실증 지원 사업은 다 찾아가 봤지만, 소방 관련 제품이다 보니 적용할 수 있는 현장을 찾기 어려웠다”며 “유일하게 광주시에서만 관련 부서, 산하 공공기관의 체계적 지원으로 실증장소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가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AI 시스템을 활용한 도로 상태 정보 플랫폼 실증’을 광주여자대학교에서 진행한 김민현 모바휠 대표는 “광주시는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지원에 강하다. AI,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 많은 지원을 해준 덕분에 스마트시티 관련 실증을 잘 마무리 지었다”며 “지자체와 협력 기회도 얻었다. 광산구 블랙아이스 사고 다발 구간에 센서를 설치해 미끄럼 사고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판로 개척의 도움을 받았다”면서도 “광주시가 혁신제품 시범구매 사업 등을 통해 제품을 많이 사용해 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치구별로 복지관 등에서 ‘의료용 온열기 실증’을 진행한 손여정 명신메디칼 실장은 “기업에 방문한 해외 바이어가 아이템 설명을 듣고 처음엔 애매하다는 의견을 줬지만, 제품이 실제로 복지관 등 실증장소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니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게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다른 사업까지 논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선배 실증기업과의 성과 공유 ▲지하철 등을 활용한 광고 지원 ▲실증 후 완성품 제작 지원 ▲해외 실증 등을 위한 후속 지원 사업 등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홍원택 엔에이치네트웍스 이사는 “중앙부처나 해외 실증사업은 기업 단위에서 참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이 아닌 광주시와 함께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장범석 BS소프트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법령 등 규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AI 기술은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이 많다”면서 “조례로 관련 법을 넘지 않는 선에서 기업이 수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실증지원 대상 쿼터제 도입, 실증지원 유형(장소 제공‧비용 지원) 다양화 등 앞으로 추진할 광주형 테스트베드 실증지원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송병호 광주테크노파크 산업기술실증센터장은 “광주시 실증지원 사업의 홍보 효과가 커지면서 전국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쿼터제 등을 도입해 관내‧관외 기업을 모집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이어 “기존의 자율형, 시민체감형 등 실증지원 유형 외에 장소제공형 등 실증지원 유형을 다양화해 비용은 최소화하되 최적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재희 경제창업국장은 “창업기업제품 실증지원사업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 연계 지원을 검토 중이다”며 “창업가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적용해 개발도상국의 난제를 해결하고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18 당시 고립됐던 광주가 현재까지 극복해온 과정 속에는 광주시민의 노력도 있었지만 전국민의 도움도 있었다. 그래서 실증사업의 범위를 확대했고, 국내 기업들이 광주에서 마음껏 실증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실증에서 판로 개척까지, 광주에서 타 도시‧해외까지 나가는 실증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경구 기자 smilenews@kakao.com